1934년 연재된 이상의 『오감도』는 전체적으로 긴장·불안·갈등·싸움·공포·죽음·반전(反轉) 등 자의식 과잉에 의한 현실의 해체를 말하고 있다.
아무도 남을 믿지 않고 서로를 무서워하는 현대인의 인간 관계를 인식함으로써 불신이 짓밟아 놓은 인간의 회생을 모색하고자 하는 꿈을 역전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1936년 발표된 김정한의 『사하촌』은 악덕지주와 친일승려들의 수탈에 허덕이는 소작인들의 삶을 나타냈다.
가뭄과가혹한 소작 제도 및 일제의 통제에 시달리는 사하촌 소작 농민의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민족 운동의 계몽성 내지 사회주의 목적성을 표방하는 단계에서 한 걸음 나아간 농민소설이다.
1934년 발표된 박영준의 소설 『모범경작생』은 당시 시대의 절대적 궁핍, 가난의 문제를 현실 인식에 기반해 사실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다. 착취당하는 농촌, 가난에 시달리는 농민의 실체를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친일적 행동을 보여주는 한 인간을 통해서 그 시대적인 상황과 이에 맞서는 농민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939년 발표된 이무영의 『제1과 제1장』은 이무영의 대표적인 귀농소설이다. 저자는 직접 농촌으로 귀향하여 반도시적(反都市的)인 현실관을 갖고 의식적으로 농촌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농경의 신성함과 농민의 성실한 삶을 예찬하며, 당시 농촌 가난의 참상을 보여주고 피폐의 원인을 캐고 있다.
1937년 발표된 이상의 『종생기』는 이상(李箱)이라는 작가 실명(實名)의 서술자가 말하는 고백체의 소설이다.
자신에 대한 성찰과 거짓으로 가득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정희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기 구제의 길의 제시에도 불구하고 죽음마저도 유희의 영역으로 밀어낼 수밖에 없었던 당대 젊은 지식인의 암울한 초상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1933년 발표된 김유정의 소설 『산골나그네』는 술집 작부까지 하다가 혼인 혼수를 들고 본남편과 도망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산골을 배경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애환을 그리고 있다는 점과, 또 기법면에서도 토속적 어휘를 많이 구사하고 있고, 아이러니와 유머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유정의 작가적 경향을 잘 대변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