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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세계 책의 수도는 시민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윤희윤 한국도서관협회 회장은 “유럽처럼 소도시 전체가 책을 브랜드 가치로 삼아 도시에 서점이 즐비한 문화는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으며 인천도 마찬가지”라며 “인천이 세계 책의 수도로 지정된 것은 그동안 잘 해왔기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책의 도시로서 한국의 모범 사례가 되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회장은 “인천의 세계 책의 수도 지정은 ‘종착역’이 아니라 ‘출발역’”이라며 “인천시가 시작과 끝이 분명한 일회성 행사보다는 사회의 다양한 계층이 책을 읽는 문화를 만드는 사업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출판업계에서도 세계 책의 수도에서 독서 진흥을 위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지길 바라고 있다. 장영태 대한출판문화협회 사무국장은 “당연한 얘기지만, 출판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독자가 많아져야 한다”며 “출판사나 서점 등 책을 많이 읽을 수 있게 하는 인프라를 살리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했다.
세계 책의 수도 기간 운영하는 독서 진흥 프로그램은 인천 군·구와 공공도서관 등을 중심으로 백일장, 인문학강좌, 독서치료, 그림책 전시 등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작가, 출판, 서점 등 이른바 ‘책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체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문학 인천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책을 읽는 기반을 조성하는 일은 관련 산업이나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기존에 운영해오던 방식의 독서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도 좋지만, 관련 학술활동이나 연구를 통해 새로운 독서운동을 개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책의 수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운영 주체에 전문성과 시민 참여를 더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현재 세계 책의 수도는 인천시 전담부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세계 책의 수도는 유네스코와 함께 국제서점연맹(IBF), 국제도서관연맹(IFLA), 국제출판협회(IPA) 등이 주도한다.
이 때문에 역대 세계 책의 수도 사업에서는 서점, 도서관, 출판관련 단체들이 운영 주체가 되고는 했다. 행정기관이 중심이 된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사무처장은 “인천시민이 세계 책의 수도 주체가 되려면, 민간을 주축으로 한 민·관 협력 시스템을 단단하게 구축해야 할 것”이라며 “책의 수도가 인천을 홍보하기 위한 행사가 아닌 인천 독서문화의 변화와 발전을 촉발하는 행사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