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1980년대 구로지역 노동운동의 한 축을 담당했던 민중교회에 대한 분석이다. 정치에 초연하며 포교와 성장을 강조하는 보수적인 기성교회와 명백한 차별성을가지고 있으며 노동운동을 지향하는 민중교회가 형성되는 과정과 원인을 살피고, 이들이 1980년대 구로지역 노동운동에 있어 어떠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게 됐는지를 사회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이 논문의 목표이다. 기독교 단체로서 1970년대 노동운동의 중심을 이루었던 도시산업선교회의 활동은 1980년대에 들어와 정권의 탄압으로약화되었다. 그 이후로 노동운동사에서 기독교와 관련된 노동운동 사례는 거의 찾아볼수 없게 된다. 이 연구는 70년대 노동운동의 중심이었던 기독교 노동운동이 갑작스럽게 소멸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도시산업선교회 이후에 등장한 기독교노동운동은 민중교회를 통해 전개되었다. 구로지역의 민중교회들은 기성교회의 친정부적인 태도를 부정하고 교회 성장주의를 배척하면서 기존 교회가 갖는 교리적 틀을 깨는 개혁적인 교회들이었다. 이들은 저항적 노동운동을 추구하고 교회의 성장보다는 사회현실에 대한 참여와 개혁을 지향하면서 포교의 목표를 신자확충이 아니라 해방적 주체로서 억압받는 민중의 해방으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민중교회는 1980년대 초반 기독교내에서 개혁적 가치를 추구하는 목회자와 노동운동을 위해 교회를 필요로 하는 평신도 사이에 맺어진 연대를 통해 시작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형성된 민중교회는 노동운동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였으며, 비합법적 연대운동의 형태를 지닌 노동운동과 결합하게 되었다. 이처럼 민중교회의 형성과정과 역할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본 연구는 1980년대 학생운동 중심의 노동운동사에 빠져있는 1970년대 이후 새롭게 등장한 기독교계의 노동운동을 밝힘으로서 한국노동운동사의 폭을 조금 더 넓히는데 기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