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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내년 1월6일 ‘공공도서관 개관 100주년’을 맞이한다. 인천은 이제 100년을 기념하고 100년 역사를 돌아보며 100년 미래를 다시 그려야 할 때다. 하지만 인천시민들이 책을 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독서율은 최근 6년 사이에 8%p 이상 떨어졌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책을 읽는 인천시민의 독서량 등은 세계 책의 수도 선정 기간(2015년 4월23일~2016년 4월22일)을 거쳐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문체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9년 국민독서실태조사’를 보더라도 인천에 사는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2013년 8.9권에서 2019년 11.4권으로 증가했다. 평일 독서시간은 같은 기간 30.6분에서 55.9분으로 늘어났다.
반면, 인천의 성인 독서율은 같은 기간 75%에서 66.5%로 8.5%p가 떨어진 상태다. 독서율은 조사 시점에서 1년간 교과서·학습참고서·수험서를 제외하고 일반도서를 1권 이상 읽은 성인의 비율이다. 또 2017년 68.3%, 2015년 74.6%와 비교하면 각각 1.8%p, 8.1%p가 하락한 수준이다. 책을 읽는 시민들의 독서량과 독서시간은 늘어난 반면, 정작 책을 가까이하고 즐기는 시민들의 수 자체는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변화 걸맞은 독서 인프라 개선 시급
인천의 성인 독서율 하락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도 독서습관을 기를 학교도서관의 인프라·프로그램 개선과 시대변화에 맞춘 공공도서관의 변신이 필요하다.
문체부가 2년 단위로 발표하는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인천의 성인 독서율은 2013년(75%)부터 2019년(66.5%)까지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2015 세계 책의 수도’ 기간을 거친 이후로도 독서율 하락 문제는 계속 이어지는 상태다.
이 같은 독서율 하락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독서습관과 관련한 교육 인프라의 부족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인천의 학생 1인당 학교도서관 책 보유 수준은 2021학년도 5월을 기준으로 전국 평균 41.2권보다 적은 35.3권으로 나타났다. 학생 1인당 학교도서관 대출자료 수는 전국 평균 7.3권의 절반 수준인 3.9권에 불과하다.
특히 학생의 독서습관을 길러주고 올바른 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서교사는 인천의 초·중·고등학교 473곳(사립 제외) 중 69곳에만 배치가 이뤄진 상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독서율 향상 등을 위해 사서교사의 배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진수 덕성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사서교사가 배치된 학교의 학생들이 가정의 부모의 사회경제적인 수준과 관련 없이 독서능력이 높다는 미국의 연구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서교사는 학생별 독서 능력을 진단하고 학생에게 맞는 맞춤형 독서를 하게 해 독서율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시대변화에 맞춰 공공도서관의 전자책·오디오북 등 비도서 관련 인프라와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스마트 기기 보편화에 따라 휴대가 쉬운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종이책·전자책·오디오북 관련 2019년 성인 독서량은 종이책 독서량보다 23%가 많았다. 박종도 인천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종이책의 공유를 꺼리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전자책과 오디오북 등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대의 흐름을 따라 비도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은주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추홀도서관의 발전 전략을 예로 들어 “통합전자도서관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자책과 오디오북 이외에도 웹진, 사이버학습, 뮤직라이브러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자도서관의 운영 범위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독서율 하락은 인천뿐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라면서도 “내년에 공공도서관 개관 100주년을 맞아 독서대전 등 책과 독서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끌 행사들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편, 인천 최초의 공공도서관은 1921년 11월1일 자유공원에 자리한 한국 최초의 서양식 건물인 세창양행 사택 청광각 안에 만들어져 1922년 1월6일에 개관한 인천부립도서관이다. 시는 내년 1월6일 공공도서관 개관 100주년을 맞아 인천부립도서관의 명맥을 잇는 미추홀도서관에서 관련 기념행사 등을 열 계획이다.
▶인천 공공도서관 명맥 잇는 미추홀도서관…행정체계 일원화 등 필요
인천에서 인천부립도서관과 인천시립도서관 등 공공도서관의 명맥을 잇는 미추홀도서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행정체계의 일원화,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한 도서관서비스 강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922년 1월6일 개관한 인천 최초의 공공도서관 인천부립도서관은 1949년 8월15일에 인천시립도서관으로 재출범했다. 이후 2009년 6월23일 남동구 구월동으로 이전하며 미추홀도서관으로 명칭을 변경한 상태다. 미추홀도서관은 현재 ‘도서관법’에 따른 지역대표도서관으로서 시립도서관 5곳(청라호수·청라국제·영종하늘·마전·송도국제기구)을 분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미추홀도서관은 지난 1월을 기준으로 정원과 비교하면 일반직 4명, 공무직 5명이 부족한 상태다. 또 시와 대표도서관으로 나뉜 행정체계에 따라 업무 중복, 정책 혼란 및 영향력 감소, 대표도서관 위상·역할 약화 등의 단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추홀도서관의 관장 직급은 4급으로 인천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중앙도서관 등의 관장 직급(3급)보다 낮아 정보서비스위원회 운영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행정직 공무원 등이 관장직을 맡는 경우가 있어 전문성이 떨어지는 문제 역시 안고 있다.
이들 문제점과 관련해 인천연구원은 최근 ‘미추홀 대표도서관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정책 방향’ 정책 연구를 거쳐 미추홀도서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전략과 정책 등을 내놨다.
인천연구원은 우선 시와 미추홀도서관으로 이원화한 도서관 행정체계를 대표도서관으로 통합운영하는 행정체계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다만, 현행대로 분리한 행정체계를 유지하려면 시와 미추홀도서관의 합리적 업무분담을 선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인천연구원은 최근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해 통합검색시스템·전자도서관·비대면 대출반납 시스템 등의 도서관서비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배은주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미추홀 대표도서관이 안고 있는 문제는 가장 근본적으로 도서관 행정 및 인사 문제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이어 “관련 조례의 개정으로 대표도서관 및 분관에 사서직 관장을 보임함으로써 도서관 정책과 행정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지향적 도서관 정책의 발전을 도모하려면 미래를 가늠하는 청사진을 제시할 도서관종합발전계획의 수립도 필요하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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